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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응, 아니야”를 외치는 나와 당신에게 이 글은 <뉴스앤조이>에서 기획한 『2030이 한국교회에게』라는 코너의 한 부분을 맡아 적어보았습니다. - 우리에겐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공격받고 있다. 이젠 교회가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광화문에서 끊임없이 정부를 비난하며 극우 세력을 모으는 목사들, 혐오와 배제의 칼을 들고 불신과 분열, 대립을 야기시키는 교단들, 가짜뉴스를 만들어 수많은 교인에게 배포시키는 극우 기독교 유튜버 등에 의해 한국교회는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비난받고 비판받는 것을 피하지 못 할 것이다. 의미 있는 개혁을 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요즘, 한국 교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때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환영과 환대를 받는 세상은 이제 도래하지 못 할 수.. 2020. 10. 9.
너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누가복음 7장의 말씀이다. 시몬이라는 바리새인의 집에 예수를 초청한다. 식사를 하던 중, 한 여인이 향유가 담긴 옥합을 가지고 예수께 찾아온다. 그녀는 예수의 발로 다가가 눈물로 그의 발을 적신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예수의 발을 닦고 입을 맞추고 향유를 바릅니다. 이 행위를 본 바리새인과 주변의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여인이 죄인이라는 이유로. 그 모습을 본 예수는 그들에게 ‘두 명의 탕감받는 자들’에 대한 비유를 이야기한다. 이 비유를 말씀 하시고 예수는 여인을 향해 죄의 용서를 선언하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본문에 등장하는 여인은 환대받지 못한다. 그가 죄인이기 때문이다. 복음서는 그의 죄를 말하고 있지 않다. 다만 수많은 남성 주석가들은 여인이 저지른 죄.. 2020. 7. 23.
당신의 아침, 첫마디는? 핸드폰의 알람소리, 창문 밖에서 비춰오는 햇살. 부스스한 머리를 쓸어넘기며, 감길듯 말듯 멍한 눈으로 잠자리에 잠시 머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향한다. 정신없이 씻고, 옷을 입고, 문 밖을 나선다. 그러나 마주친 거울 하나. 거울 속 자신을 향해 말 한마디 건네본다. "오늘도 잘하자. " "오늘은 힘내자." "오늘은 할 수 있을 거야." 왜 나는 다짐만 한 가득 거울 속 나에게 쏟아내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일까? 단지 잘 해야하고, 힘을 내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다 문득 아침의 첫 마디를 바꿔봤다. "오늘 좋은 하루가 되자" "오늘 행복한 하루가 되자" 사실 달리지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짐으로 심작하는 아침보다 부담이 덜 하다는 것.. 2020. 7. 14.
죽음의 수용소에서 만난 환대 어릴 적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을 읽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책이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찾아보다가 언젠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꼭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항상 생각해두다가 대학교 4학년 때, 폴란드가 어떤 나라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채로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수용소가 있던 아우슈비츠 근처에 크라쿠프라는 도시에 숙소를 잡고, 오슈비엥침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아우슈비츠는 독일 나치가 독일식으로 바꾼 이름이고, 원래 그 지역의 폴란드식 이름은 오슈비엥침이라고 한다.) 회사 점퍼를 입은 인도 아저씨 옆에 앉게 되었는데, 오슈비엥침으로 가는 90분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게 되었다. 아저씨는 세계 .. 2020. 7. 14.
골라 먹는 말씀이 맛있다? - 십일조(2) 해마다 각 교단 총회가 열릴 때면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많은 숫자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십일조’와 관련된 통계다. 십일조 액수가 줄었으며, 십일조를 온전히 하는 성도의 비율이 줄었다는 이야기는 대학 입학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듣고 있다. 이젠 그러려니 할 정도로 무뎌졌다. 가장 큰 문제는 각 교단 총회에서 매년 똑같은 내용이 되풀이 된다는 사실과 성서가 십일조를 통해 제시하는 하나님의 뜻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십일조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원론적’이라는 의미는 ‘십일조는 구약의 관습으로 이미 시대적 적법성을 잃었는가?’ 혹은 ‘성경에서 제시하는 신앙적 원리로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가?’ 에 대한 대답이다. 앞서 아브람.. 2020. 7. 3.
별빛이 내게로 온다 중학교 3학년 여름수련회 때다. 돌이켜보면 이 순간이 내 삶의 큰 여정을 시작하는 첫 발걸음이었다. 강원도 시골에 있는 수련원을 갔는데 하루 일정을 끝내고 쉬기 위해 또래 친구들과 운동장 한가운데 누워보니 수많은 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것도 처음인데 별들 사이로 쉴 새 없이 유성우가 떨어지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날은 유성우가 많이 떨어지는 날이었다고 한다. (매년 7월 말에서 8월 중순에 페르세우스 북쪽을 시작점으로 유성우가 많이 떨어지는 때, 올해는 8월 12일 예정) 검은 도화지에 구멍을 뚫어 놓은 것 같은 반짝이는 별들, 그 위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는 유성우의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이 풍경을 보고 난 뒤, 내 맘 속 깊은 곳에 별이 들어왔다. 이후.. 202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