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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시선 중학생 때 있었던 일을 말해보고자 한다. 한 친구가 매우 아팠다. 심장이 약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주 약을 먹었고 쓰러지기도 자주 쓰러졌다. 어느 날은 심정지가 왔다. 약 30초 정도 심장이 멈췄었고 다행히도 친구는 병원에서 다시 일어났다. 나는 놀라서 소식을 듣자마자 병원으로 향했고 친구는 웃으면서 나를 반겼다. 그 웃음에 안도감이 들었는지 너무 놀랐던 가슴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참 많이 울었다. 진정되고 나서 조금 뒤에 친구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가 찾아왔다. 병원에서 목사를 만나는 일은 흔한 일이다. 교회의 성도가 아프면 찾아와서 위로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고 가니까. 방해되지 않기 위해서 자리를 바로 떠나려고 하는데 목사가 친구에게 건넨 첫 말을 들었다. “○○야, 심장이 멈췄을 때 뭔가 본 게 없니?.. 2020. 6. 19.
골라먹는 말씀이 맛있다? - 십일조(1) 나는 고등학교 시절 기독교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경배와 찬양 동아리여서 그런지 동아리 친구들은 각 교회에서 존재감이 뚜렷했다. 찬양 인도, 학생회 임원, 몸 찬양, 찬양팀 보컬 등 동아리 친구들과 나는 교회에서 열심이었고 교인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았다. 시간이 지나 그렇게 뜨거운 신앙생활을 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골라 먹는 말씀이 맛있다? - 십일조편’은 교회를 떠난 친구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시작하려 한다. 친구 A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 뒤, 서울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알고 있는 대형교회를 다녔다.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고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그가 어느 날 내게 질문했다. “십일조는 꼭 해야 하는 거야? 하나님은 십일조를 하는 사람에게만 축복.. 2020. 6. 9.
갈비탕 먹으러 가는 길 한창 신학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무렵, 대학 때 섬긴 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일 년 반 만에 전화가 온 적 있다. 정말 오랜만에 전화하셔서는 대뜸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하시며 기도하다가 우리 딸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한다고 하셨다.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건강해서 웬 건강 걱정을 이렇게 하시나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음 날부터 일주일 정도 지독하게 위염과 장염을 앓았다. 내가 아플 걸 어떻게 아시고 전화를 하셨을까 싶어서 신기했고, 내가 떠난 지 한참 뒤에도 여전히 나를 떠올린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런 작은 사건이 생긴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내게 전화를 주셨던 목사님은 내가 만나본 목사님들 중 가장 특별한 분이다. 목사님은 내가 섬겼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이셨고, 나는 .. 2020. 6. 3.
교회에 못 갔다 언제부터인지 생각해 보면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때부터 교회에 나가려 ‘노력’을 해야만 했다. 일 때문에 가지 못하고, 피곤해서 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맞물려 가지 못한다. 요새는 한 달에 많이 가야 2번? 한 번도 못갈 때도 많다. 이번 주도 교회를 못 갔다. “이 얘기를 글로 써보자!”라는 제안을 받았다. 어떻게 하다보니 아는 전도사님, 목사님 등 종교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제안을 처음 받아보는 것은 아니다. 어느 선교단체에서 한창 봉사 했을 때 제안을 주고 받으면서 글로도 적어보고 영상 편집에 필요한 소스를 만들기도 하고, 그림과 이미지 등을 직접 제작하면서 컨텐츠가 되어 세상에 내보내진 내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많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고, ‘기록.. 2020. 6. 1.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하며 우리는 기억합니다. 서슬퍼런 총칼이 민중을 겨누고 있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천둥과 같은 굉임이 광주의 하늘을 뒤덮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선홍빛으로 물들어버린 광장과 거리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자식을 끌어안으며 슬피우는 어미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생의 시간이 멈춰버린 이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정의와 공의는 여전히 도래하지 않았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40년이 된 지금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슬픔과 눈물이 아직 그치지 않았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by 김동용 2020. 5. 18.
하나됨을 위한 기도 주님, 당신의 사랑을 느낍니다. 당신의 사랑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느낍니다. 나를 대신해 짊어진 그 사랑의 빚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 주님, 당신은 나의 사랑이었는데 나는 과연 타인에게 사랑일까요? ​끝없이 사랑을 말하고 언제나 사랑을 노래 하지만 나는 과연 사랑일까요? ​이 땅에 사랑을 베푸신 당신의 삶을 뒤쫓는 저는 사랑일까요? ​ 나와 다른 얼굴, 나와 다른 언어,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쏟아내는 통곡을 오늘도 듣습니다. ​ 제 삶은 나날이 늘어나는 변명과 애쓰지 않으려는 몸짓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반성합니다. ​ 주님, 우리는 사랑입니다. 당신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부터 당신은 사랑을 주셨지요. ​ 너를 통해, 가족을 통해, 친.. 2020.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