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1 나는 그 상처를 덤덤히 보았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을 읽고 중학생 시절 생생히 떠오르는 섬뜩한 기억이 있다. 제법 덩치가 있는 한 남성 교사가 한 여학생에게 갖은 폭언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교과서로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상위권의 성적으로 성실히 공부했던 반 친구다. 오랜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자신의 수업 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교실 전체의 분위기는 얼어붙어 있었고, 하나같이 상기된 모습들이었다. 친구가 폭력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 교사를 말리지 못했다. 나 역시 그 현장을 덤덤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바라본 그 친구는 묵묵히 고개를 떨구어 울면서도 무언가에 대해 저항하려는 듯 보였다. 폭력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자 하는 그 친구에 대해 의아한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세.. 2022. 10. 4. 이전 1 다음